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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2억 원 룸살롱의 실체

임대차 감정평가서를 넘기던 중 눈에 걸린 숫자가 있었다.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380만 원, 그리고 권리금 2억 원. 이 건물 2층 룸살롱이 2019년에 실거래된 내역이다. 3년 뒤 후임 점주는 같은 자리에서 8개월 만에 손을 뗐다.

유흥 가격 비교에서 빠뜨리는 원가의 실체

유흥 가격 비교 사이트를 뒤져보면 손님 입장에서 1인당 지출액만 나온다. 술값, 룸타임, 안주 구성 이런 것만 비교한다. 문제는 그게 "매출"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는 거다. 룸 단위로 20만 원 회전이 돌아도 안에 숨은 원가는 천차만별이다.

해당 점주의 정산서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월 매출 3800만 원을 찍고도 순이익이 170만 원 남짓이었다. 인건비가 그 절반을 먹었다. 도우미 TC 15만 원에 두 명, 테이블 도우미 2만 원에 세 명. 주 6일 기준으로 월 인건비만 1600만 원을 넘겼다.

가격대별 마진율이 갈리는 분기점

한라인 술을 기본으로 세팅하면 13만 원 선에서 룸이 열린다. 여기서 병당 마진은 5000원에서 8000원. 소주 기준으로는 2000원 미만이다. 룸 단위 13만 원 회전에 실제 남는 돈은 3만 원 내외.

20만 원대로 올라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양주 세트가 들어가면서 병당 마진은 2만 원에서 3만 5000원까지 뛴다. 같은 5시간 영업에 룸 회전이 두 번이면 10만 원 이상 순이익 차이가 난다.이것이 바로 초보자와 숙련자가 가격대를 설정하는 지점이 갈리는 이유다.

문제는 손님이 그 사이를 안다는 거다. 이곳의 추천 정보를 참고하면 룸 가격대별 구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할 수 있는데, 손님 쪽에서 오히려 더 꼼꼼하게 비교하는 시대가 됐다.

권리금 2억의 역설

돌아가서 그 점주의 장부를 본 이유는 임대차 분쟁 때문이다. 권리금 2억을 주고 들어왔으면 월 300만 원은 벌어야 원금 회수 기한이 5년 내로 잡힌다. 월 순이익 170만 원이면 10년이다. 2019년 기준으로 이 룸의 유흥 가격 비교 경쟁력은 중상위권이었지만, 원가 구조를 모르고 들어간 셈이었다.

인건비 비중이 42%를 넘는 룸은 생존이 어렵다. 그게 핵심이다. 월 매출의 절반을 인건비로 쓰면서 남은 돈으로 임대료와 술값을 감당해야 하니까. 순이익률이 5% 아래로 떨어지면 손절 시점이다.

권리금 2억 받고 나간 그 가게, 지금은 카페가 들어와 있다. 800만 원 들여 리모델링하고 월세 150만 원에 영업 중이다. 그게 룸 단위 서비스업의 현실적인 원가 구조가 남긴 자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