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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 단위 장사, 매출 3000 찍고도 망하는 진짜 이유를 아는가

2018년 겨울, 강남 비주류 번화가에서 10룸 규모로 시작했다. 한 달 매출 3200. 순이익률은 7%였다. 6개월 뒤 가게 접었다. 바보짓한 게 아니다. 계산을 몰랐다.

내가 몰랐던 건 단순하다. 룸 단위 장사에서 "매출"은 허수다. 진짜는 테이블당 원가 구조를 실시간으로 분해해서, 내가 지금 벌고 있는 건지 까먹고 있는 건지 구분하는 거였다. 그걸 깨달았을 땐 이미 보증금이 한 달분 밀려 있었다.

### 30만원대 룸의 착시

룸 차지 30~35만원 받는 가게들. 인테리어에 보통 1.5~2억 깔았다. 룸당 하루 평균 1.2회전이 한계다. 더 돌리면 시설 마모가 아니라 직원 이탈이 먼저 온다. 주류 원가율은 시중가 대비 18~22% 선. 여기까진 괜찮아 보이지?

함정은 인건비다. 룸 하나에 최소 1.2명의 전담 인력이 붙어야 한다. 주방까지 포함하면 1.5명. 1회전당 인건비만 4만 5천에서 5만 5천 사이. 여기에 음원 라이선스, 손님 유치를 위한 서비스, 예약 관리 수수료까지 더하면 실제 마진율은 12%가 안 나온다. 10룸 풀가동해도 월 순익 500~700만원. 투자금 회수 기간? 3년 조금 안 된다. 그 사이 인테리어 트렌드 한 번 뒤집히면 다시 1억 깔아야 할 수도 있다.

### 20만원 이하대의 잔혹한 산수

20만원 이하로 내려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가격대는 룸당 하루 2.5회전이 기본 기대치다. 문제는 회전율 올리려면 손님당 체류 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그럼 술값 부스팅이 안 된다. 술 안 팔리면 마진은 곤두박질친다. 주류 마진율 75%인데, 이게 안 돌아가면 시스템 전체가 무너진다.

실제로 룸당 18만원 받는 가게를 운영해본 적 있다. 회전은 하루 3회까지 찍었다. 매출은 보기 좋았다. 근데 손님 1팀당 평균 추가 주문액이 4만원대. 계산해보니 룸당 일일 순이익은 2만 4천 원. 에어컨 전기세와 화장실 청소 용역비 빼면 남는 게 없더라.

이 업계에서 가격 비교를 할 때 대부분 메뉴판 숫자만 본다. 진짜 비교해야 하는 건 인건비 구조와 회전율 그리고 객단가다. 룸값 5만원 차이가 아니라, 그 룸을 채우는 데 들어가는 숨은 비용이 얼마인지가 핵심이다.

### 1인당 6만원대 모델의 반전

의외로 살아남는 건 1인당 6~7만원 받는 모델이다. 룸 단위가 아니다. 인당 계산. 이러면 체류 시간을 강제로 늘릴 수 있고, 1인당 부가 주문 평균이 2만 5천 이상으로 올라간다. 룸 차지가 아니라 인당 마진으로 돈을 버는 구조다.

이쯤 되면 의문이 들 거다. "룸값이 더 높은데 왜 마진이 낮지?" 그 답은 노래방의 산업적 구조 변화에서 보듯, 초기 시설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률 차이다. 비싼 인테리어는 2년 주기로 감가상각이 들어오는데, 싼 공간은 5년 쓴다. 이 차이가 마진율을 뒤집는다.

당신이 지금 가게를 보고 있다면 이걸 물어라. 룸당 인력 배분율이 어떻게 되는지. 평균 회전율이 아니라 최대 회전율을 찍은 날의 실제 부대비용이 얼마였는지. 그리고 손님 1인당 부가 소비가 전체 매출의 몇 %인지.

이 세 질문에 답을 못 하는 가게는 매출이 높아도 언젠가 무너진다. 내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