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돌아가기

손님으로서 계산기 두드려본 룸값 10만원의 비밀

100만원짜리 룸과 180만원짜리 룸, 주인 수익률은 사실상 같습니다. 왜 손님이 1.8배 돈을 쓰든 사장한테 남는 건 거의 비슷할까.

## 80만원 룸의 실제 비용 구조

그 룸. 내가 80만원 계산서 냈을 때. 계산기 두드려보니까 재료비만 22만원이 찍혔다. 잔술 소주 5병. 소매가 3,500원씩. 대형마트는 1,980원인데 룸은 왜 3,500원이냐고? 거기서 마진 남기는 거잖아.

Staffing은 2시간 기준 14만원. 월급 280만원 기준 시급 16,000원. 월 16일 출근 기준 계산한 거다. 노래방 비용 3만원. 위키백과 노래방 역사 보면 원래 반주기 한 대에 노래 200곡 정도 들어갔는데 지금은 8만곡 이상. 그 업그레이드 비용 어딘가에서 나온 거다. 시설 렌트비 월 150만원. 하루 평균 5만원꼴. 과일 안주 7만원, 생수 1만원.

80만원 매출에서 실제 나가는 돈 42만8천원. 사장이 남기는 건 37만원 정도. 마진율 46%.

## 180만원을 쓰면?

180만원 룸에서 비용 항목은 거의 같다. 차이가 나는 건 술. 고급 양주 2병 45만원. 스태프 시간 4시간 25만원. 시설비 7만원. 안주 15만원. 총 비용 92만원. 사장 남는 돈 88만원.

비율은 48.9%. 80만원 룸의 46%보다 2.9%포인트 높을 뿐이다.

결정적 사실 하나. 80만원 룸이나 180만원 룸이나 사장이 실질적으로 챙기는 돈은 35~40만원대로 비슷하다. 손님이 2배 가까이 쓰는데 주인 수익은 거의 같다.

## 직접 검증할 수 있는 항목들

소주 1병 소매가 실제 1,980원인지 3,500원인지 확인해보라. 시급 16,000원이면 월급 280만원 기준 출근일수 몇일인지 역산해보라. 월 렌트비 150만원이면 일일 5만원 맞는지 계산해보라. 과일 안주에 드는 과일 실제 도매가가 2~3만원인지 확인해보라.

계산기 빌릴 필요 없다. 핸드폰 계산기 앱이면 충분하다.

## 적용에 한계가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위 계산은 2024년 수도권 기준이고, 지방이면 인건비가 30~40% 낮아진다. 룸 위치나 층수에 따라 렌트비 편차가 2~3배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고정비 구조가 지역마다 완전히 다르다는 뜻이다.

내가 블로그에 이거 쓰는 이유. 이 바닥 10년 넘게 놀면서 느낀 건데, 손님들이 가격 대비 만족도를 계산할 때 보통 '술값 대비 마인드 서비스'만 비교한다. 하지만 실제 원가 구조를 보면 자세한 내용 보기에서 확인 가능하듯, 술 마진이 전체의 절반을 먹고 있다.

그리고 진짜 웃긴 건. 80만원 룸에서 사장이 남기는 돈이 37만원. 180만원 룸에서 남기는 돈이 88만원. 손님이 100만원 더 쓰면 사장 수익은 51만원 더 늘어난다. 이 비율, 솔직히 내가 처음 계산할 때 좀 놀랐다.

사람은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걸 수치로 기억하지 않고 감각으로 기억한다. 100만원 쓴 느낌이 '많이 썼다'고 기억되는 거지, 37만원 남았는지 88만원 남았는지 계산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흥 가격 비교할 때 손님들끼리 "여기가 더 싸" "저기가 더 비싸" 할 때 그 기준이 사실상 감각에 의존하고 있다는 건 다들 알 텐데. 나는 이 사실을 계산기로 확인하고 싶었다.

결과는 위와 같다. 원가 구조를 뜯어보면 고정비 영역이 생각보다 넓고, 가격대가 올라가도 인건비와 시설비가 거의 같이 따라온다. 손님이 2배 돈을 쓰면 사장 수익도 2배가 되는 줄 아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다. 그 차이가 어딘가로 새고 있다.

## 마지막으로

유흥 가격 비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메뉴 가격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원가 구조다. 이 글 쓰고 나서 주변에서 "형은 왜 그런 걸 계산하냐"고 물어본다. 나는 그냥 궁금했다. 그게 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