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홍대 걷고 있는데 왜 비슷한 자리에서 장사하는 두 가게가 한 곳은 줄 서고 한 곳은 셔터 내렸는지 궁금해본 적 없나. 그냥 운이 아니더라. 나는 그 차이를 매달 지출 정리할 때마다 뼈저리게 느꼈다.
### 폐업 공통점은 전부 같은 구멍에서 시작된다
작년 봄부터 가을까지 홍대 메인 거리에서만 9군데가 문 닫았다. 주류 판매 업소 넷, 분식 하나, 의류 리셀 둘, 나머지는 노래방과 주점이었다. 얘네들 공통점이 뭔지 아는가? 전부 매출이 아예 없던 게 아니다.
내가 봤던 D호프의 경우 금토일 3일로 주 1800~2000 찍었다. 그런데도 6개월 못 버텼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미친 임대료 구조 때문이다. 권리금 1억 2천에 월세 380, 여기에 주류 원가율 35%를 맞추려면 평일에도 최소 하루 70만원은 팔아야 손익분기점이다. 근데 홍대 평일 오후는 시체다. 진짜 아무도 없다.
결국 주말 장사로 평일 적자를 메꾸는 구조가 되는데, 한 번 평일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면 그 주는 바로 마이너스로 들어간다. 3주 연속 적자 나면 거기서부터는 빚내서 운영하는 거다. 그게 끝이다.
### 살아남은 곳들은 가격이 아니라 구조로 버틴다
내가 눈여겨봤던 곳 중 3년 넘게 버티는 A라는 주점이 있다. 여긴 특이하게 평일 매출이 주말의 70%까지 나온다. 왜 그런지 들여다봤더니 구조 자체가 다르다. 주류 마진 낮은 대신 안주류 단가를 미친 듯이 세분화해놨다. 4천원대 기본 안주부터 2만원대 스페셜 플레이트까지. 테이블당 평균 체류 시간이 1시간 40분인데 두 번째 주문이 거기서 나온다.
또 한 가지, 이 집은 월요일을 쉬지 않는다. 대신 화요일 쉰다. 월요일 홍대에서 술 마실 데 찾는 사람들 의외로 많다. 경쟁자가 없으니 그 수요를 다 먹는 거다. 이런 전략은 상권 분석 보고서 같은 데서는 절대 안 가르쳐준다. 그냥 현장에서 깨지는 놈만 아는 거다.
### 유흥 가격 비교가 아니라 비용 구조 비교를 해야 하는 이유
여기서 많은 놈들이 착각한다. 옆집보다 1000원 싸게 받으면 손님이 올 거라고. 홍대에서 그런 건 통하지 않는다. 왜냐면 홍대는 고정 고객층이 아니라 유동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단골 만들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니까 가격으로 유혹하는 게 아니라, 딱 한 번 온 손님이라도 테이블당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실제로 홍대에서 유흥 가격 비교를 할 때 중요한 건 주대가 아니다. 2차로 넘어오는 연계율, 평균 체류 시간, 추가 주문 유도 메뉴 구조다. 이걸 모르면 3000 찍고도 망한다. 알면 2000 찍어도 산다. 내가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정확히 그랬다.
### 요즘 것들은 모르는 생존 원칙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여름 장사는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 홍대 여름은 7월 말부터 8월까지가 진짜 성수기다. 근데 그때 에어컨 실외기 소음으로 민원 들어오는 곳은 거의 다 망한다. 나도 당해봤다. 실외기 방음 공사를 5월 전에 끝내놓지 않으면 여름에 제대로 장사 못 한다. 이건 아무도 알려주지 않지만 폐업의 진짜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홍대에서 살아남으려면 '혼술'이나 '1인석'에 목매지 마라. 홍대 감성은 결국 2인 이상의 그룹에서 나오는 돈이다. 1인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