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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홍대, 월 3천 찍어도 내 돈 0원이던 그 달의 기록

"형님, 매출은 장난 아니게 나오는데 왜 손에 안 남죠?" 작년 가을, 합정동 뒷골목에서 만난 후배 녀석의 물음이 아직도 기억 난다. 그 녀석, 2023년 3월 홍대 메인 상권에 룸살림 겸 주점을 차렸다. 개업 두 달 만에 일 매출 150만 원을 찍는 날도 있었다. 그런데 9월, 불과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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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홍대는 장사가 된다"라는 착각

그 녀석의 첫 번째 실수는 '상권의 위력'을 과신한 거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도보 3분 거리, 60평. 보증금 3천, 월세 550. 초기 인테리어에 1억 5천. 가게 문을 열자마자 월固定費만 7천이 넘게 깨지기 시작했다. 인건비, 식자재, 술 도매까지. 월 2천 5백만 원은 순수하게 나가는 돈이었다.

이런 구조에서 '유흥 가격 비교'는 업주에겐 사치다. 손님들은 1인당 5만원, 8만원, 12만원 코스를 비교하지만, 업주 입장에선 "이 술 한 병에 1만 5천원이 들고, 이 안주 한 접시에 8천원 원가가 붙는다"는 계산이 먼저다. 손님은 가격표를 보고 선택하지, 원가표를 보고 선택하지 않는다.

## 생존者的 차별화: "싼 가격"이 아닌 "가성비의 구조"

홍대에서 올해도 여전히 문을 여는 곳들의 공통점은 뭘까. 돈이 많아서? 아니, 그게 아니라 '원가 구조'를 새롭게 설계한 놈들이다. 예를 들어, 합정동 골목에 자리한 'A바'는 기본 술을 소주로 잡고, 위스키는 '주문 시 별도 계산'이라는 식으로 기본 코스 가격을 5만원 아래로 찍었다. 반면, 강남에서 내려와 홍대 상권에 도전한 'B펍'은 전 메뉴 프리미엄 술을 기본 코스에 포함시켰다. 결과는?

A바는 월평균 매출 4천, 고정비 2천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B펍은 월 6천을 찍고도 인건비와 술 원가에 밀려 적자 폭이 커졌다. 문제는 '어떤 술을 팔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원가 구조로 술을 배치할 것인가'에 있었다.

## 2023년 홍대의 생존 공식: "손님의 눈길" vs "주머니의 무게"

작년 폐업한 업소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인테리어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경우다. 특히 '감성'을 앞세운 곳들의 실패율이 높았다. 조명, 소품, 포토존까지. 첫 달은 SNS에 올라오며 손님이 몰렸지만, 두 달째부터는 "여기 다시 올래?"라는 질문에 답을 못 했다.

반대로 살아남은 곳들은 기본에 충실했다. 소파가 편안한가, 음향이 깔끔한가, 화장실이 깨끗한가. 여기에 '유흥 가격 비교'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메뉴판 구성. 손님이 "이거면 충분히 즐길 수 있겠는데"라고 느끼게 만드는 가격대의 핵심 주류 2~3종을 확실하게 배치한 것이다.

## 마지막 지점: 다음을 위한 한 가지 조언

후배 녀석이 문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물었다. "형님, 다음에 또 하면 뭘 가장 먼저 바꾸겠어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월세 550짜리 60평 대신, 월세 200짜리 30평을 잡겠다. 그 차이 350으로 6개월을 버텨보겠다."

경험이란, 결국 돈을 얼마나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돈이 빠져나가는 구멍을 얼마나 정밀하게 막느냐의 싸움이다.

서초 노래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