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많았다. 줄 서서 기다리는 손님. 매출은 개업 3년차에 월 4,500을 찍었다. 그런데 통장에 남는 돈은 800이 안 됐다. 이걸 설명 못하는 사장이 태반이다.
왜 그런지 아직도 모르겠다면, 당신은 장사를 해선 안 된다. 내가 본 그 가게는 홍대입구역 도보 7분, 1층이었고 보증금 5천에 월세 350이었다. 권리금은 2억. 업종은 룸 단위로 시간당 요금을 매기는 서비스업이었다. 유흥 가격 비교 같은 걸 할 필요도 없는 동네였지. 들어오는 사람마다 돈을 쓰고 나갔으니까.
## 1인당 객단가 착시
사장은 항상 말했다. "우리는 기본 1인 7만원은 나와요." 그게 함정이다. 7만원은 **룸 이용료 + 기본 안주 + 주류 1병**을 더한 패키지 최소 금액이다. 여기엔 아가씨 수당, 웨이터 수당, 발렛비가 포함 안 된다.
실제로 내가 열어본 그 가게의 2021년 3월 POS 데이터는 이랬다. 일평균 객수 18.4명. 1인 평균 결제액은 8만 7천원. 여기까지만 보면 월 4,800쯤 나온다. 좋아 보이지?
근데 카드사 수수료 떼고, 현금 매출 누락 건 제외하고, 실제 통장에 찍힌 건 3,200이었다. 나머지는 어디로 갔나.
## 사라진 1,600만원 해부
첫째, **테이블 유지비**다. 이 업종은 손님이 앉아 있는 동안 계속해서 무료 서비스가 나간다. 과일, 물수건, 얼음, 믹서. 1팀당 평균 90분 머무르는데, 이 비용이 1인당 1.2~1.8만원씩 까먹는다. 손님은 모른다.
둘째, **아웃소싱 인력**이 문제다. 이 가게는 정직원 셋에 나머지는 전부 외부 용역이었다. 가게에서 지급하는 게 아니라, 직원이 직접 현장에서 수당을 챙기는 구조. 이게 월 900~1,200만원이 통장을 거치지 않고 빠져나갔다. 법인세 신고 때도 안 잡힌다.
셋째, **업주가 모르는 할인**. 매니저가 단골 유치한다고 20%씩 깎아주고, 생일이라고 서비스 넣고, 이런 게 한 달에 70~80건 쌓이면 500만원은 우습게 날아간다.
### 그럼 진짜 마진은 얼마나 남나
내가 그 가게를 분석해준 뒤 사장이 맥주 한 모금 마시고 이러더라. "월 4,500 찍는데 왜 순이익 800도 안 됐지?"
답은 단순했다. 손님 1명당 순이익은 4만 8천원이 아니라 1만 6천원이었다. 거기서 임대료 350, 관리비, 지출 다 빼면 그렇다.
룸 서비스업의 가격대별 실제 배당은:
- 1인 7~8만원대: 마진율 약 15% (싼 거 아님, 오히려 원가 비중이 높다)
- 1인 12~15만원대: 마진율 28% 전후
- 1인 20만원 이상: 마진율 35~40% 가능
왜 차이가 나는가. 저가형은 손님 회전율이 높고, 서비스 유지비가 고정적으로 들면서 직원 의존도가 크다. 고가로 갈수록 술값 비중이 올라가서 마진이 잡힌다.
##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 "그래서 권리금 2억 받고 나갔으면 성공한 거 아님?"
아니다. 저 가게 오픈하는데 인테리어에 1.2억, 집기류 3천, 초기 운영자금 5천. 총 2억 들었다. 3년 장사해서 통장에 모은 돈이 2,800만원이었다.
권리금 2억은 그냥 본전인 셈이다. 인건비, 내 노동, 스트레스, 리스크 전부 공짜로 제공한 셈이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음 세입자는 그 가게에서 6개월 만에 망했다. 권리금이 매출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배운 거다.
합정 쪽에서 펍 전환하는 애들이 늘어난 것도 이 흐름하고 무관하지 않다. 내부 직원 의존도를 낮추고 원가를 통제하는 합정 펍 같은 모델이 생존 확률이 높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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